나의 최애 뮤지컬 <Hamilton>

2020. 7. 18. 23:44일단 쓰는 글

뮤지컬 덕후는 아니지만 <오페라의 유령> (내한 1번, 브로드웨이 1번), <The Book of Mormon> (웨스트엔드), <라이언킹> (브로드웨이), <안나 카레리나>, <지킬앤하이드> (조지킬)을 봤으니 그래도 뮤지컬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공연은 비싸서 종종 보고 싶었던 뮤지컬만 보는 편이지만, 뮤지컬이 유명한 여행지에 가면 꼭 2개씩은 보고 오는데, 그 중 최고는 '해밀턴'이다. 해밀턴은 덕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뻥 안치고 전곡을 100번은 듣지 않았을까 싶다. (ㅎㅎㅎ) 얼른 디즈니 플러스가 들어와야 또 볼텐데...흑흑

아무튼 갑자기 디즈니 플러스의 출시를 기원하며 해밀턴 영상을 보다가 국내에는 유명하지 않아 공연 볼 때 고생했던 생각이 나서 해밀턴 애정을 담아 영업 겸 팁이 담긴 글을 써본다. 

 

1. 간단 소개

일단 뮤지컬 <해밀턴>은 (진짜 천재) 린마누엘 미란다가 만든 뮤지컬로 미국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에 대한 이야기다. (10달러의 주인공) 딱 이 소개만 보면 남의 나라 역사 인물인데 재미있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린마누엘은 천재다...진짜 진짜 재밌다. 일단 이 영상을 보면 대충 어떤 느낌의 뮤지컬인지 알 수 있다. (두 번 보세요)

 

Tony Award 축하 공연

1.1 역사 뮤지컬인데 힙합이다. 

보다시피 뮤지컬인데 랩을 한다...무려 역사 속 인물이...그것도 초대 재무장관이 랩을 한다 (ㅋㅋㅋㅋ) 라임도 장난아니다...그리고 정치 토론 대신에 랩으로 디스전을 한다. (ㅋㅋㅋㅋ) 이렇게 역사를 배웠다면 정말 재미있었을텐데...그리고 이 영상은 그냥 맛보기고 대표곡인 'My Shot'부터 시작해서 뮤지컬의 처음을 여는 'Alexander Hamilton', 'Satisfied', 'Wait for it', 'Non-stop', 'The room where it happens' 등 명곡 대잔치다... 좋은 거 고르다가 다 좋아서 포기

1.2 대사없이 노래로만 구성되어 있다. 

랩이라 영어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해밀턴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기 때문에 가기 전에 가사 대충 보고 어떤 스토리인지 알고 가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상 대사있는 뮤지컬이 알아듣기 더 어렵고 미리 보고 가기에도 더 오래 걸렸다. 그러니 걱정말고 예약부터 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해밀턴은 여전히 인기가 많아서 표구하기가 어렵고 정가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하지도 않다.)

1.3 여성 캐릭터가 (비교적) 주체적이다. 

뮤지컬 중 특히 예전 고전을 얘기하는 뮤지컬일수록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해밀턴은 여성 캐릭터가 비교적 주체적이다. (물론 마리아 캐릭터를 그리는 방식은 조금 읭스럽긴 하지만...) 해밀턴에 대한 배신감을 표출하는 'Burn'도 그렇고(다른 뮤지컬이었으면 그래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을 듯 ㅎㅎ), 스카일러 자매가 스스로를 소개하는 곡인 'The Schuyler Sisters' 중 안젤리카 가사에 있는 내용도 그렇고 솔직해서 좋다. 

You want a revolution? I want a revelation, so listen to my declaration.
"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And when I meet Thomas Jefferson, I'm 'a compel him to include women in the sequel! (Work!)

1.4 캐스팅이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장인물을 보면 모든 캐스팅이 백인이어야 할 것 같지만 (옛날 얘기하는 뮤지컬은 대부분이 백인 캐스팅이니까) 해밀턴은 진짜 다양한 인종으로 캐스팅을 구성한다. 린 마누엘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캐스팅을 구성한다고 하는데, 내가 봤던 웨스트엔드 캐스팅은 주연 인물들도 백인, 동양인, 흑인으로 모두 다른 인종이었고 덕분에 외국에서 동양인 캐스팅을 보는 게 그렇게 반갑고 감정이입이 잘 되는 일인지도 알 수 있었다. 처음에 오리지널 캐스팅에서 스카일러 자매의 첫째인 안젤리카를 맡은 흑인 배우가 아빠한테 안젤리카 역할을 맡았다고 하니까 어떻게 네가 그 역할을 맡았냐며 놀라셨다고 한다. (본인도 사실 놀랐다고...ㅋㅋㅋㅋ)  

1.5 단순히 사실 전달이 아니라 재해석이 담겨 있다. 

물론 미국식 국뽕 뮤지컬이라는 평도 있지만, 그래도 해밀턴의 나쁜 면(이라기엔 너무 trash)을 보여주기도 하고 결국 역사라는 것은 그 이후 사람들에 의해 재해석된다는 의미가 극 전체에 담겨져 있다. 특히, 감동이면서도 씁쓸했던 게 해밀턴은 기억하지만 해밀턴의 아내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는거다. 물론 이 뮤지컬도 '해밀턴'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마지막 넘버인 'Who lives, who dies, who tells your story'를 보면 '일라이자'가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극장을 나가기 직전에 왜 아무도 '일라이자'에 대해 이야기해오지 않았는지 생각을 던지는 점이 더 '일라이자'를 부각시켜준다고 생각한다. (일라이자가 얼마나 보살 of 보살인데 ㅠㅠ)

 

2. 팁

2.1 예약은 미리 미리! 

해밀턴은 2015년에 나온 뮤지컬이지만 여전히 인기가 많다. 그래서 표를 구하기가 어려운 편이고 할인도 거의 없다. 그러니 꼭! 미리 예약부터 하는 것을 강추한다. 그리고 한 때 1000달러로 거래될 정도로 암표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암표 검사를 꼼꼼하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 속 편하게 예약은 해밀턴 페이지에서 하는 걸 추천한다.

https://hamiltonmusical.com/ 에서 보고자 하는 지역을 고르고 예매하면 이메일로 온다. 그리고 여권과 결제에 사용한 신용카드도 꼭 챙겨가자. 참고로 캐스팅은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티네(낮 공연)보다는 저녁 공연이 메인 캐스팅인 확률이 확실히 높은 것 같다. 

2.2 공연 가기 전 보고 가면 좋을 글들

해밀턴은 국내에서 엄청 유명한 편은 아니라 자료가 몇 없다. 그래서 고생했던 나 같은 사람을 위해...도움이 되었던 곳들을 몇 군데 소개한다. 

- 대략적인 정보는 나무위키가 최고!

 

해밀턴(뮤지컬)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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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소개, 넘버 가사 해석은 이 블로그가 최고!

 

뮤지컬 해밀턴(Hamilton) 0. 작품 소개, 넘버 목록, 등장인물, 번역 후기

해밀턴: 미국의 뮤지컬HAMILTON: AN AMERICAN MUSICAL각본, 작사, 작곡: 린-마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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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는 이 블로그가 최고! (급하면 이 블로그에서 소개해주신 줄거리만 읽고 가도 된다)

 

[공연후기] Cancellation line 성공♪ 뉴욕 브로드웨이 대히트작 뮤지컬 해밀턴 Hamilton 후기 (+줄거리,

날짜 2019/4/30(화) 7시좌석 뉴욕 브로드웨이 Richard Rodgers Theatre Orchestra A열 103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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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기타 팁: 굿즈 및 음료 구매 / 스탠딩 좌석 판매 (웨스트엔드 기준)

나는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을 봤기 때문에 브로드웨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는 모르겠다. 

웨스트엔드 기준 해밀턴은 victoria 극장에서 공연을 하는데, 입장 전에 바에서 술이나 음료를 구매할 수 있다. 공연장 안으로 들고 갈 수도 있으니 물 말고 다른 음료를 마셔보는 걸 추천한다. (한국에서는 절대 안되니까 ㅎㅎ) 굿즈는 공연 전에도 살 수 있고 끝나고도 살 수 있다. 막 엄청 예쁜 건 없지만 난 공연에 반해버렸기 때문에 책자를 구매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스탠딩 좌석! 해밀턴은 공연이 있는 당일 아침에 스탠딩 좌석을 판매한다. 판매하는 자리 수는 0~10개로 매일 랜덤이다. 스탠딩 좌석은 원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3~5만원 선이었던 것 같다)으로 볼 수 있는 대신 내내 서서 봐야 한다. (...ㅎ) 그치만 표를 구하기도 힘들고 세일도 안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해밀턴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잘 안나와서 나도 뒤늦게 알고 여행 마지막날 줄을 서봤지만 바로 앞에서 짤렸다. (욕나왔다) 안전하게 구매하려면 꼭 8시 정도에는 가는 걸 추천한다. 그때 당시 한국에서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부지런한 한국인이 별로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 했지만 어느 나라던 덕후는 부지런했다. (ㅠㅠ) 아마 아침에 극장에 가면 아무도 없거나 누군가가 극장 문 앞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텐데 자연스럽게 합류하면 된다. 나는 내 앞에 4명이 있었어서 혹시 기다리는 거냐고 물어보고 얌전히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10시~10시 30분 정도가 되면 극장 문이 열리고 일행 단위로 들어가서 표를 구매할 수도 있다. 1인 1매가 아니기 때문에 앞에 1명이어도 그 사람이 여러 장 사서 못사게 될 수도 있다. (나처럼...흑흑) 스탠딩 좌석이 다 팔리면 남은 취소표만 '정가'에 살 수 있다. 

 

재미있게 읽었던 글과 몇 가지 좋아하는 영상으로 글을 마친다. (죽기 전에 뉴욕에서 꼭 한 번 또 볼거다. 오리지널 캐스팅의 버와 워싱턴 공연을 꼭 보고 싶은데 그건 어렵겠지...흑흑)

 

미국식 '국뽕' 뮤지컬, 이 부분만큼은 안타까웠다

[까칠한 관객] 뮤지컬 <해밀턴> 대박난 미국 건국의 아버지 이야기

star.ohmynews.com

 

첫 번째 넘버

 

백악관에서 부른 'One Last Time'

 

7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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